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 국무회의에서 통과...대북 확성기 재개될까?
귀순 북한 병사 "대북확성기 듣고 귀순 결심"
前 북한 대사대리 "김정은 권위, 와르르 무너질 수 있어"

사진 = 연합뉴스 제공 /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 北, 대북확성기에 예민한 이유...韓 노래 부른 北 중학생 '무기 노동교화형'
사진 = 연합뉴스 제공 /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 北, 대북확성기에 예민한 이유...韓 노래 부른 北 중학생 '무기 노동교화형'

[문화뉴스 이준 기자] 정부가 대북확성기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자 북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물 풍선을 보내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북확성기가 두려워서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는 북한이 5월 28일과 6월 2일에 '오물 풍선'을 살포하자 장호진 안보실장을 주재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를 논의했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같은날 "우리는 국경 너머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북확성기 방송을 막았던 9·19 군사합의 또한 전체 효력 정지에 대한 내용이 4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이는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풀이된다. 

대북확성기는 고출력 스피커로 20~30km 전방에 북한 실상을 다룬 뉴스, 한국의 대중가요 등을 방송해 북한 주민들과 군인들의 심적 동요를 일으킨다.

실제로 지난 2017년 6월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귀순한 한 북한병사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듣고 귀순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한국의 노래는 북한에서 인기가 많다. 같은해 11월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한 북한 병사는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로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남한 노래가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당시 치료를 담당한 이국종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장에 따르면, 이 북한 병사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팬이라고 한다. 

북한은 한국 문화에 예민하다. 데일리NK의 지난달 29일 보도에 따르면 평소 한국 아이돌의 노래와 춤 영상을 자주 재생시켜 본 북한의 중학교 학생 두 명이 또래들에게도 알려주자 '괴뢰 노래와 사진 등을 유포해 자본주의 부패 타락한 정신을 조장한 혐의'로 각각 15년 노동교화형과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바가 있다. 

대북확성기는 박정희 정부 때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때 2004년 남북 군사합의로 중단되었다가, 이명박 정부 때 2010년 천안함 폭침, 박근혜 정부때 2015년 목함지뢰 사건,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방송을 재개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으로 인해 대북확성기는 현재 모두 철거된 상태이다. 

지난 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가듯 확성기로 전파된 정보로 인해 최근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김정은의 권위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류 전 대리는 "확성기 데시벨이 워낙 큰데, 전선에 있는 군인들을 향해 최고 존엄(김정은)의 권위를 훼손하는 방송으로 도배하니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은 대남 확성기가 있다고 해도 장비의 성능이나 전력 수급 현실로 볼 때 사실상 맞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북전단은 오물 풍선으로 맞섰지만, 확성기까지 켜지면 손쓸 방도가 없기 때문에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뉴스 / 이준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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