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넷플릭스, 끊이지 않는 오역 논란 / 사진 = 넷플릭스 화면 캡처,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서경덕 교수팀
넷플릭스, 끊이지 않는 오역 논란 / 사진 = 넷플릭스 화면 캡처,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서경덕 교수팀

[문화뉴스 박수연 기자]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에 서비스되는 세계 최대 OTT 서비스다. 자막은 30여개 언어로, 더빙은 13개 언어로 제작돼 제공된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해외에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자막을 오기재하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새 예능 시리즈 ‘슈퍼리치 이방인’ 6회에서 상위 1% 부자들이 김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김치를 중국어 자막으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중국식 매운 채소 절임을 의미하는 ‘라바이차이’(辣白菜)로 오역했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상태다.

김치와 관련한 오역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영상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번역한 것.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 지방에서 각종 채소를 소금물에 절여 만든 절임 음식으로, 피클과 비슷하며 김치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중국은 이를 근거로 중국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며 ‘김치공정’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일 “많은 네티즌이 제보를 해 줘서 알게 됐고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넷플릭스이기에 즉각 항의 메일을 보냈다"며 "중국의 '김치공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에 최대한 빨리 시정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 교수는 "지난해 넷플릭스는 다수의 중국어 자막 서비스에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면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한 나라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만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넷플릭스의 잘못된 자막으로 인한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의 스페인어 자막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극 중 캐릭터가 언급한 '동해'가 일부 언어의 자막에서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며 "유사한 사례가 없을지 검토하고 추후 번역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피드백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영화 ‘사냥의 시간’과 2021년 공개된 시리즈 ‘하백의 신부’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자막을 달아 항의가 빗발친 사례도 있었다. 

또 ‘킹덤’의 대만판 제목으로 부적절한 표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이씨조선’을 차용해 ‘이시조선(李屍朝鮮)’이란 제목을 붙였는데 성을 뜻하는 ‘씨(氏)’ 대신에 ‘시체 시(屍)’를 넣은 것이다. 좀비를 소재로 했다는 점을 반영한 일종의 언어유희지만 ‘이씨조선’이 일제강점기의 잔재로 조선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시체 시’에서 ‘싸울 전(戰)’자를 넣어 제목을 수정했다. 여기에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소개글에서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

전 세계에 서비스되는 세계 최대 OTT 플랫폼에서 우리나라의 귀중한 유산을 반복해서 훼손하고 있는 것은 대중의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이에 넷플릭스 측에서는 서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한 나라의 민감한 사안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번역을 바로잡아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화뉴스 / 박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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