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부터 20일 저녁 8시 40분, EBS1
[문화뉴스 김수민 기자] EBS '세계테마기행'이 세계여행가 이일웅 큐레이터와 함께 동서로 길게 뻗은 나라, 네팔로 떠난 여정을 4부에 걸쳐 소개한다.
제1부. 선을 넘는 여행 – 6월 17일 저녁 8시 40분, EBS1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네팔 여행을 위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향한다. 관광객이 타는 VIP 버스가 아닌, 현지인이 타는 일반 버스를 타고 경계를 넘는 여행을 시작한다. 수도와 안나푸르나의 관문을 잇는 174km의 프리트비 고속도로는 상습 정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50년째 고속도로 곳곳에서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8시간 거리가 15시간으로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다.
힘든 여정이지만 승차권 흥정과 현장할인, 기사님 마음대로 정하는 밥 무한 리필 휴게소 등 색다른 경험들로 가득하다. 버스 안에서는 미니 콘서트도 열린다. 악사 계급 간다르바의 마을 반사르에서 왔다는 악사들이 들려주는 전통악기의 리듬에 승객들 모두가 빠져든다. 여정 도중 만나는 즐거운 순간들을 즐기며 여행을 이어간다.
트레킹 명소로 알려진 포카라에는 요즘 떠오르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있는데, 바로 이발관의 면도와 마사지다. 다소 과격하다 싶은 손길에 놀람도 잠시 긴 버스 여행의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 넘치는 가성비도 이발관 면도, 마사지 패키지의 매력이다. 여독도 풀었겠다, 네팔 쾌남 스타일로 이미지 변신도 해본다.
갠지스강의 지류인 코시강이 흐르는 작은 도시 차트라는 12년마다 열리는 힌두교도들의 축제, 쿰브멜라가 한창이다. 축제가 열리는 한 달 동안 네팔과 인도에서 300만 신도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힌두교도들은 신성한 갠지스강의 지류인 코시강에 몸을 담가 죄를 씻어낸다. 힌두교도뿐 아니라 여행자들까지, 모두에게 열려 있는 모두의 축제 쿰브멜라를 함께 즐겨본다.
네팔 동북부, 네팔에서도 험준하기로 유명한 고산 지역 팔레룽에는 여권도 없이, 단 한 발짝이면 넘을 수 있는 네팔과 인도 간의 국경이 있다. 네팔과 인도 군인이 사이좋게 순찰하는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팔레룽 주변은 야크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야크 목동이다. 때마침 열린 야크 축제에 참여해 야크 목동들과 줄다리기도 하고, 친해진 야크 목동의 오두막에 초대받아 하룻밤 묵어간다. 해발 3,500m 히말라야 고원의 오두막에서 9개월간 지내며 야크를 돌보는 야크 목동의 삶을 체험해 본다.
제2부. 인연 따라 구석구석 – 6월 18일 저녁 8시 40분, EBS1
고대 네팔의 수도, 박타푸르에는 사라져간 왕조의 영광을 간직한 왕궁과 사원들이 남아 있다. 거대한 박물관처럼 느껴지는 박타푸르에서는 때늦은 새해맞이 축제 비스켓 자트라가 열린다. 네팔의 공식 설날은 1월이 아닌 4월 중순이기 때문이다. 9일간 이어지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5m에 달하는 거대한 수레를 두고 펼쳐지는 줄다리기다. 줄다리기가 시작되면, 엄청난 함성이 광장을 메운다.
네팔에서는 거대한 히말라야 설산뿐 아니라 뜻밖에 초록빛 차밭도 만날 수 있다. 네팔 동쪽,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작은 도시 일람은 차의 도시로 통한다. 네팔 차 생산량의 81%를 생산하는 일람은 약 160년 전, 네팔에서 가장 먼저 차를 재배하기 시작한 도시다. 첫물차 수확이 한창인 차밭에서 네 자매의 초대를 받아 네팔의 정을 느끼고, 모내기를 앞둔 계단식 논에서 소년 농부의 써레질도 돕는다. 써레와 고무래 등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어진 농기구와 잊혀 가는 농촌 풍경에 눈길이 머문다.
네팔은 126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일람의 빠랑붕은 림부족의 마을로, 이곳에서 자정에 시작되는 림부족의 전통 결혼식에 참석한다. 제사장의 주도로 '칼 차기', '발에 입 맞추기' 등 림부족의 의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결혼식장 곳곳에서 포토존과 웨딩 현수막 등 MZ세대의 결혼식 트렌드를 발견한다. 음주가무를 즐긴다는 림부족의 결혼식에 술과 춤이 빠질 수 없다. 대나무 통에 곡식을 넣어 만드는 림부족의 전통술 통바를 맛보고, 전통 공연 즈야브롬을 감상한다.
제3부. 카트만두-코시 타푸-포카라 – 6월 19일 저녁 8시 40분, EBS1
카트만두에는 새벽 5시부터 오전 9시까지만 열리는 새벽 재래시장, 아산시장이 있다. 아산시장은 카트만두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타멜 거리, 카트만두 외곽의 주요 도시로 나가는 길과 연결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네팔 전역의 각종 특산물을 만날 수 있어 볼거리도 많다.
현지인 릭샤 운전사가 안내하는 숨은 맛집도 찾아간다. 현지인들이 매일 찾는다는 단골 맛집에서 고소한 납작 빵 파라타, 네팔식 카레인 타르카리 등 푸짐한 한 상으로 네팔식 아침을 맛본다.
이어 새들의 천국, 코시 타푸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향한다. 툰드라에서 온 철새들은 코시강과 테라이 평원을 누비며 한 철을 보낸다. 철이 지나면 새들은 떠나지만, 코시 타푸의 어부들은 이곳에 남아 삶을 이어간다. 어부 계급 말라족은 코시강이 내어주는 만큼의 생선을 잡으며 대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간다. 바다가 없는 나라, 네팔 어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트레킹 성지로 유명한 안나푸르나의 관문 포카라에 유학원과 어학원 열풍이 불고 있다. 그중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끄는 곳은 한국어 학원으로, 강의실은 발 디딜 틈이 없고 일타강사 수업은 조금만 늦어도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네팔 MZ들 사이에 부는 한국어 열풍을 느끼고, MZ세대들의 데이트 코스인 페와호수를 함께 둘러본다.
4부. 히말라야 MZ를 만나다 – 6월 20일 저녁 8시 40분, EBS1
히말라야에는 트레킹 루트를 따라 터를 잡은 사람들이 만든 마을들이 많다. 마을 사람들의 삶이 궁금해 긴 시간 머무는 여행자들이 적지 않다. 그중 간드룩은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로 둘러싸인 곳으로, 구룽공동체가 사는 마을이다.
네팔 안나푸르나 지역 학생들은 등교 전 소에게 여물을 주고 소 똥을 치운다. 학생들이 틈날 때마다 하는 포터 아르바이트에 대해 알아보고, 간드룩에서 포터로 일하는 형제들과 함께해 본다. 최근에는 여성 여행자들이 늘면서 여성 포터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 포터보다 강하다는 여성 포터들은 그 말처럼, 지치지도 않고 춤추고 노래하며 트레킹 코스에 흥을 더한다.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는 아찔한 깊이의 협곡이 많다. 그보다 더 아찔한 건, 협곡 사이를 잇는 철제 흔들다리다. 길이 287m의 카두리에 다리로 협곡 사이를 횡단하며 히말라야 협곡의 풍경과 스릴을 동시에 느껴본다. 트레킹을 마무리하는 시간. 안나푸르나의 타토파니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뜨거운 물’이라는 뜻을 지닌 타토파니는 천연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관절, 피부, 신경 등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는 타토파니 온천에서 트레킹의 피로를 녹여본다.
사람들 속에서 시작해, 사람들 속에서 마무리한 네팔 여행에서 수없이 외쳤던 ‘나마스테!’에 웃음과 정으로 화답해 준 네팔 사람들의 미소를 떠올리며 네팔의 여정을 끝맺는다.
문화뉴스 / 김수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