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개관26주년 맞아 국립정동극장으로 탈바꿈
객석 규모 3배로 늘어나, 다양한 공연 가능해져
5년째 젊은 국악인 양성하는 ‘청춘만발’ 운영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공식 출범

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정동교회에서 새문안길을 이르는 정동길은 서울시내에서도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꼽힌다. 최초의 신식 여학교인 이화여자고등학교, 배재학당, 외국공관 등이 들어서며 개항기 신문화를 받아들인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정동야행을 즐기며 밤마실을 다니기 좋은 길이기도 했다.

정동길을 떠올리면 정동극장이 빠질 수 없다. 정동극장은 1995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의 복원이념으로 건립됐다. 올해는 개관 26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동극장은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하며 ‘국립정동극장’으로 한 단계 발돋움했다. 공공극장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확장하고 있는 국립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를 만나 국립정동극장의 향후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립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
국립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

 

정동극장에서 ‘국립정동극장’으로 기관명이 변경됐습니다. 국립정동극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국립정동극장’이 되면서 대외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가 상승할 것입니다. 재단법인 중, 기관명에 ‘국립’ 명칭을 사용하는 곳이 없었습니다. 정동극장이 국립극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건 지난 시간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조사를 통해 정동극장 주변의 유동인구가 광화문보다 많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정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중심지역이며, 정동이라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공간의 가치 등이 종합적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정동극장으로의 변화에는 3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국립극장은 한 국가의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선도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국가의 문화수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문화적 복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셋째 공연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해 공연산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따가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국립정동극장이 재건축 결정을 승인받았습니다. 재건축을 하면 객석규모가 3배 이상 늘어나며, 극장의 공공적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자존감과 자긍심이 높아졌습니다. 국립극장으로 승격되면서 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긍정, 비전, 가능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트랜드를 읽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즌제, 
‘헬로, 정동’”

 

작년 11월 11일 정동극장 시즌제를 도입하셨습니다. 타 극장의 시즌제와 무엇이 다른가요?

재작년까지 전통상설 공연형태로 운영해 왔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국내 문화관광 측면에서 연희라는 작업을 2011년부터 10여 년간 해왔습니다. 재작년에 부임하고서 정동극장과 시대 트랜드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정동극장이 2011년 공연관광을 시작했을 때는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민간에서 공급이 늘며서 외국관광객 대상 상설공연이 서울에서만 20개 이상 올라갔습니다. 

이에 따라 마케팅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저가의 티켓을 발행하게 되고, 면세점 이용 외국인에게는 쿠폰 형태로 지급되기도 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이유와 목적이 뚜렸했지만, 민간에서 활성화된 상황에선 전환의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우리 국민 대상으로 공공극장 역할을 강화하고 다양한 공연 장르를 활성화하는 극장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대의 트랜드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극장의 역할도 변화해야 했습니다.

작년 시즌제 발표하고 10여 개 작품이 올라갔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국인 대상 공연관광을 했다면, 극장은 문을 닫았을 것입니다. 시즌제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연간 콘텐츠 운영정책과 라인업을 발표하는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절실했고, 시즌제가 변화를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정동극장은 뮤지컬 연극, 오페라, 콘서트 등의 공연을 올릴 때, 대관보다 자체 공연을 기획하고 공연을 올렸습니다. 형태는 외부 제작사와 공동제작, 자체 기획 등 융합 형태를 취했습니다. 단순대관은 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가지고 극장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2차 제작극장으로 공연생태에게 활력을”

 

청춘만발
청춘만발

 

국립정동극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네요. 국립정동극장에서 기획자 인큐베이팅 시스템도 갖추고 있나요?

‘청춘만발’의 경우, 젊은 국악인들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5년째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립정동극장은 ’2차 제작극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공연생태계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겠다‘라는 의지입니다. 

기업 및 공공에서 분야별 창작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개발지원에 투자하고 있는데, 개발지원 된 후 97% 이상이 사장되는 게 현실입니다. 창작자들이 기획된 프로그램을 상품화시키고, 무대화시키고, 유통시키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국립정동극장은 ’2차 제작극장‘으로 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지원된 창작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옥석을 가려 적절한 절차를 진행해, 예산, 인력, 마케팅 등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완성된 작품을 무대화, 상업화, 유통하는 것을 하겠다라는 의미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민간 제작사와 매칭하고, 일정 부분 콘텐츠 프로바이더 역할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발굴 및 지원하는 시스템, 예산확보 등을 고민하면서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판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이 공식출범했습니다. 예술단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과거 상설공연 출연 위주로 활동했지만, 2021년 공식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으로 공식 출범하여, 금년 3월에 첫 번째 정기공연 <시나위몽>을 선보였습니다.

창작플랫폼 <바운스> 공연을 진행했고, 10월에는 2번째 정기공연으로 실감형 콘텐츠 ‘소춘대유희(가제)’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원각사의 전신인 협룰사에서 공연했던 최초의 유료공연 ‘소춘대유희’를 소재로 AR과 VR, 맵핑 등의 기술들을 접목하여 예술단의 해석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또한 연중으로 ‘방방곡곡’ 사업 등을 통하여 지역 문예회관에서 지역 관객들을 만날 예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은 전통적인 공연예술 형식과 현대적 표현방식을 결합한 우수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통연희 단체가 되고자 합니다.

예술단은 대표 전통연희 레퍼토리 구축으로 예술단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통예술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창작공연을 활성화하며, 국내외 전통예술 교류사업 추진으로 국립예술단체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공공극장의 역할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시민에게 다가가는 국립정동극장으로 다시 태어나”

 

김희철 대표이사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김희철 대표이사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정동극장하면 ‘정동마루’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동길과 함께 하는 전통한옥인 정동마루에 대한 의미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정동마루’는 기존에 사무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관객들의 편의시설 확충 차원에서 레스토랑으로 사용되었다 지금의 ‘정동마루’가 되었습니다. 도심 속 고즈넉한 자리에 위치한, 전통의 깊이와 품격이 담긴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하우스콘서트 같은 소규모 공연과 공연 연습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 각종 세미나나 홍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유니크베뉴, 문화공간입니다. 청년국악 인큐베이팅사업 ‘청춘만발’ 공연도 정동마루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이 아닌 경주에 ‘정동극장 경주’가 설립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동극장 경주’가 설립된 이유가 있을까요? 다른 지역이 아닌 경주인 이유도 궁금합니다.

국립정동극장의 경주사업은 2011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 국립정동극장은 전통공연 상설공연 <미소> 브랜드가 연중 객석을 다 채울 정도로 좋은 결과를 유치하고 있었고, 이러한 제작시스템과 해외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부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 시기에 문화정책 차원에서 경주에 대한 육성지원이 화두가 되고 있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적 차원과 극장의 확대 정책이 맞물려 경주에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국립정동극장은 330석 규모에서 중극장 620석, 소극장 310석 등 총 930석의 공연장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정동극장을 찾을 시민분들께 한 말씀해주세요.

국립정동극장은 내년 하반기에 시행되는 재건축 사업을 통하여 620석 이상과 310석 이상 두 개의 공연장을 보유하게 되면, 연간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하여 관람객에는 더욱 쾌적한 관람환경과 우수 공연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것이고, 공연예술인들, 창작자에게는 수준 높은 무대시설과 설비 제공 등 공연 창작환경의 확대가 될 것입니다.

국립정동극장은 공연예술인들과 관객이 가까이, 다 함께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희철 대표이사 약력>

학력 
경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석사

경력
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 극장분과위원장(‘10~현재)
현) 한국예술경영인협회 이사(‘11~현재)
전)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17.04~’19.08)
전) 충무아트센타 본부장(‘04.09~’17.04)
전) 삼성영상사업단 공연팀장
전) 한국방송공사(KBS) 문화사업 담당
전) 서울뮤지컬 페스티발 집행위원장
전) 충무로국제 뮤지컬영화제 조직위원
전) 예그린뮤지컬 어워드 조직위원

뮤지컬 프랑켄스타인 총괄 프로듀서 등 다수 뮤지컬 제작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