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웅진식품 등 이번 달부터 다수 제품 가격 인상
정부 "식품 물가 중요성 고려해 가격 안정화 협조해달라"
기업 "원부자재 가격인상, 고환율, 고유가 등 내부적 압박有"
유통업계, 소비자에 부담 전가?...물가 재상승 '악순환' 우려도

사진=연합뉴스유통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물가 상승 어쩌나! 소비자-기업-정부 모두 걱정
사진=연합뉴스유통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물가 상승 어쩌나! 소비자-기업-정부 모두 걱정

[문화뉴스 이수현 기자] 유통업계가 식품 가격을 줄인상하면서 소비자, 기업, 정부 모두가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지난해 5월 대비 50% 이상 올라 한계에 직면했다는 입장이다.

웅진식품은 음료 20여종의 가격을 이번 달부터 평균 7% 인상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아침햇살(500㎖)은 2000원에서 2150원으로, 하늘보리(500㎖)는 1600원에서 18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초록매실(180㎖)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다.

롯데제과도 지난 1일부터 돈까스·만두 등 일부 냉동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률은 5~11% 수준이다.

생수와 아이스크림 가격도 올라갔다. 삼다수를 생산·공급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는 2월부로 삼다수 출고가를 평균 9.8% 올렸다. 빙그레의 메로나, 비비빅을 포함한 바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등의 가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됐다.

식품 가격 줄인상에 소비자 '울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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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가격인상으로 소비자들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소비자단체협은 지난해 농심의 가격 인상 발표에 "농심은 라면류 시장점유율이 2022년 상반기 55.7%, 2021년 56.5%, 2020년 55.7%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이며 스낵과 라면 모두 스테디셀러 제품이 많다"라며 "소비자의 선택을 꾸준히 받고 있고 라면 산업 분야에서는 50% 넘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 적자 만회를 위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맥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의 어려움은 알겠으나 독과점 시장 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인상이 동종업계를 비롯해 식품 시장과 외식 물가의 연쇄 가격 인상 포문을 여는 것이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 시 누렸던 이익을 기억하길 바라며 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한 가격 정책을 펼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식품업계, 가격 안정화에 협조해달라"

정부도 유통업계에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강혜영 농식품부 푸드테크정책과장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식품업계의 어려운 상황도 이해하지만, 식품 물가의 중요성을 고려해 가격 안정화에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경제 주체가 물가상승 부담을 참고 견디는 상황”이라며 “식품 물가가 체감 물가이다 보니 국민이 느끼는 부담이 다른 물가에 비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요청에도 가공식품은 일부 제품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등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업들이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하면 물가가 재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우려도 있다. 

유통업계, '연 매출 3조원 클럽' 진입에도 영업이익 소폭 개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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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이 사안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제과, SPC삼립, 농심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연 매출 3조원 클럽’에 진입했지만 매출 성장세 대비 영업이익을 따져봤을 때 소폭으로 개선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인상, 고환율, 고유가 등 다양한 이유로 내부적으로 압박을 버티다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렸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잦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식품업계는 통상 1년에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만 지난해 두 번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업들이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하면 물가가 재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 속 유통업계, 소비자, 정부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가운데 한동안은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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