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몰려들어 유세장 방불
'정치아이돌' 탄생? 진은정 봉사활동도 '준비' 해석"
민주당 "보란 듯이 보수 텃밭 방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3.11.17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3.11.17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한동훈 장관의 대구에서의 마치 선거 유세를 하는 듯한 행보에 한 장관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를 방문해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법무부는 한 장관의 이번 대구 방문 목적에 대해 '법무 정책 현장 방문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이날 한 장관의 발언과 행동들은 정치적인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한 장관은 이날 강력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대구스마일센터’와 달성 산업단지를 방문했다. 한 장관은 '여권의 총선 출마 요구가 강하다'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의견은 많을 수 있다"라며 출마 가능성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어 한 장관은 "총선이 국민들의 삶에 대단히 중요한 것인 건 분명하지만, 많은 직업 정치인들에게는 총선이 인생의 전부일지 모르나, 자기 손으로 돈 벌어서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활인인 대부분의 국민들, 대구 시민들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은 여권 내에서 총선 출마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보수 지지층을 대상으로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구 현장 분위기도 '한동훈 출마설'에 불을 지폈다. 이날 한 장관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면서 선거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한 장관은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구에 응하느라 미리 예약해 둔 저녁 7시 표를 취소하고 세 시간이나 늦게 열차에 올랐다.

대구를 찾은 한 장관이 시민들의 촬영 요청으로 인해 열차 탑승을 3시간 미뤘다는 소식에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BTS급 '정치아이돌'이 탄생한 것"이라며 한 장관의 행보를 사실상 '정치 데뷔'로 해석했다.

또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참여 직전 행보를 떠올리는 시각도 많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3일 대구를 찾아 “고향에 온 것 같다”라고 말한 뒤, 바로 검찰총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한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의 봉사활동도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에 관심을 부채질했다. 진 변호사는 지난 15일 대한적십자사가 주최한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는 지난해 5월 한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 장관은 “국무위원 가족의 봉사활동은 통상적인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진 변호사의 봉사활동을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위한 ‘준비’로 해석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YTN 인터뷰에서 “왜 모든 언론이 주목해서 진 변호사의 사진을 찍어서 냈을까”라며 “사진을 보면 진 변호사도 그걸 예상한 듯 준비한 모습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공적인 활동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여권 일각에선 한 장관의 정치 참여를 가정한 시나리오가 나돌기도 한다. 정기국회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안팎으로 시끄러울 경우 한 장관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는 ‘한동훈 비대위설’과 한 장관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하는 ‘한동훈 선대위설’ 등이다. 그의 출마 예상지역으로는 상징성이 있는 서울 종로, 영등포, 용산 등이 거론된다. 또 야권의 거물급 인사가 출마하는 수도권 지역에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도 언급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한 장관은 어제(17일) 보란 듯이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공개 행보를 펼쳤다”라며 “말로는 예정된 통상적 방문이라지만 ‘총선이 국민의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며 총선을 향한 들뜬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듯했다”라고 지적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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