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류로 발생한 '미수금 폭탄',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피해 집중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보상 및 제도 개선 추진

키움증권, 뉴욕 나스닥 타워에 '서학개미' 응원 광고 / 사진 = 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 뉴욕 나스닥 타워에 '서학개미' 응원 광고 / 사진 = 키움증권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산 오류로 일부 종목의 주가가 잘못 표시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일부 국내 투자자들이 '미수금 폭탄' 피해를 입었다. 특히,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두 증권사는 자발적인 보상과 제도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산 오류로 인해 3일(현지시간) 오전 9시 50분경 버크셔해서웨이A, 뉴스케일파워 등 여러 종목의 주가가 원래 가격보다 99% 낮게 표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버크셔해서웨이A 주가는 전날 종가인 62만 7,400달러에서 99.97% 하락한 185.10달러로 잘못 표시됐다.

가격 오류를 인지한 뉴욕증권거래소는 즉시 거래를 중단했고, 약 2시간 후인 오전 11시 45분경 거래를 정상적으로 재개했다. 문제는 뉴욕거래소가 오류 표시 정정을 위해 거래를 중단한 시간 동안 접수됐던 주문이 거래가 재개 후 정상가격으로 체결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전산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착각하여 매수를 신청했지만, 폭락가가 아닌 정상 가격으로 매수가 체결돼 계좌 예수금을 초과하는 '미수금 폭탄'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뉴스케일파워의 경우, 거래 재개 후에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여 반대매매까지 발생해 손실이 더욱 커졌다.

피해는 주로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으면서 시장가 주문이 가능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제한 없이 현지 시장가 그대로 뉴욕거래소에 전달해 매매 거래를 체결하고 있다.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시장가 주문을 현재가를 기준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만 체결되도록 하거나 시장가 주문 자체를 막아두어 이번 전산 오류에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문과 체결 방식에 대한 보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 NYSE 전산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시스템 보완은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문과 체결 방식에 대한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원인이 뉴욕거래소의 전산 오류인 만큼 국내 증권사의 배상 책임은 없지만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발적 보상에 나서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개별 협의를 통해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며, 미래에셋증권도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이 파악한 피해액은 수억 원대, 피해 고객은 수십 명 정도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가 올라 미수금 문제가 해소된 사례도 있어, 다른 금융사고와 비교했을 때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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