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관객을 울리고 웃기다.

[문화뉴스 남궁은 ]

이두헌 신인 가수가 나를 울렸다. 내 옆에도 내 뒤에도 울렸다. 그는 과대평가받는 것보다 과소평가받는 것이 낫다고 한다. 전혀 억울하지 않다고 뜬금없는 소리지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그동안 과소평가 한 사람들 반성하기 바란다.

사진 남궁은 
사진 남궁은 

어제 4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예정 시간 1시간 30분을 지나 2시간을 꽉 채우고 아쉽게 끝이 났다. 득음의 경지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말한 대로 명창이었다. 리허설도 공연 실황 그대로 2시간을 했다고 하니 4시간을 연 이틀째 혼자 기타 하나로 노래한 것이다.  신인 가수라 목이 아직 생생한 것인가 술도 끊고 체중도 감량하고 식사도 채식 위주로 자기관리 끝판왕이다. 기타리스트 그룹사운드 리더 보컬까지 불꽃 밴드에서 보여준 노래 실력보다 라이브 관전 평은 한우로 치면 A++ 투뿔이었다.

사는 게 영화이고 소설이고 다큐멘터리다. 아들에게 와이프에게 아버지에게 가족에게 전하는 노래는 잊고 있었던 기억을 차례차례 소환한다. 두 시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잠시 엉덩이도 붙이지 않고 두 시간을 울렸다 웃겼다 한다. 내가 능력이 된다면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처럼 소리가 영상이 되고 영상이 영화가 된다. 시간이 흐르며 사라지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이야기 영화 sings-서울 어제 이두헌 신인 가수는 서울을 그만의 시각으로 노래했다. 나는 나이기에 아름다운 것, 부탁, 서울, 커피를 부르는 4시, 어려운 세상,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주옥같은 노래가 흐르고 "마중 그리고 배웅" 노래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훌쩍 거리기 시작했고 이두헌 신인 가수도 울음을 참지 못하고 뒤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

이두헌 2024,6,16 sings-서울 ckl 콘서트

멋진 아버지이자 시대의 어른을 봤다. 나도 아버지가 처음이라 자식을 상대로 실수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를 때가 많았다. 그는 한마디로 아들과의 사이를 정리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가 아니라 자식이 나를 키웠다고... 신인 가수는 앞으로 50명의 관객과 평생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마지막으로 전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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