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조 4팀 승점 동률... 우크라이나, 1승 1무 1패에도 조 최하위 탈락
러시아, 유로 2020 서 2위와 승점 동률에도 조 최하위 탈락

'망연자실'한 우크라이나의 헤오르히 수타코우(22, 샤흐타르 도네츠크) / 사진 = 연합뉴스/AP [유로2024] 축구로 '동병상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행 이론... 어떤 일이길래?
'망연자실'한 우크라이나의 헤오르히 수타코우(22, 샤흐타르 도네츠크) / 사진 = 연합뉴스/AP [유로2024] 축구로 '동병상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행 이론... 어떤 일이길래?

[문화뉴스 박진형 기자] UEFA 유로 2024에서 유로 역사를 다시 쓰는 사건이 터졌다. 그리고 그 사건의 역사적인 희생자는 우크라이나였다. 우크라이나는 승점 4점(1승 1무 1패)을 획득하고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 27일 오전 1시(한국시각) UEFA 유로 2024 E조 최종전(3차전)이 시작됐다. 어떤 팀이든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이 가능했던 E조의 최종전은 그 어느 조보다 치열했다. 4팀은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처절하게 싸웠다. 대회 초 '꿀조'라던 평가와 어울리지 않는 처절한 최종전이었다.

'우리는 먼저 16강에 간다!' 열광하는 루마니아 대표팀의 러즈빈 마린(좌, 18번)과 '캡틴' 니콜라에 스탄치우(우,  21번) / 사진 = 연합뉴스/AFP
'우리는 먼저 16강에 간다!' 열광하는 루마니아 대표팀의 러즈빈 마린(좌, 18번)과 '캡틴' 니콜라에 스탄치우(우, 21번) / 사진 = 연합뉴스/AFP

E조 4팀 모두 최종전에서 승점 1점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4팀은 전부 1승 1무 1패를 기록, 승점 4점의 동률을 이뤘다. 이는 UEFA 유로 역사에서 일어난 최초의 '대사건'이다.

희생자는 우크라이나였다. 우크라이나가 1차전 루마니아에게 대응하지 못하고 0-3 완패를 당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덕에 루마니아는 같은 승점 4점을 획득하고도 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처절한 우크라이나 축구팬 / 사진 = 연합뉴스/AP
처절한 우크라이나 축구팬 / 사진 = 연합뉴스/AP

우크라이나는 승점 4점을 획득하고도 조 4위를 기록하며 '완전히' 탈락했다. 슬로바키아는 득실차에서 2점 앞선 조 3위를 기록하며 24개국 체제에서 부여되는 16강 진출 와일드카드 기회를 확실히 잡았다.

승리 없이 16강까지... 열광적인 덴마크 축구팬 / 사진 = 연합뉴스/AFP
승리 없이 16강까지... 열광적인 덴마크 축구팬 / 사진 = 연합뉴스/AFP

한편 이는 C조의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대조적이다. 이들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3무를 거두고도 16강행 막차를 탔다. 네덜란드와 조지아도 1승 1무 1패를 거뒀지만 조 3위를 차지하고 16강에 진출했다. 눈물은 우크라이나의 몫이었다.

같은 조에 속한 모든 팀이 동일한 승점과 '승리, 무승부, 패배'를 기록한 것은 유로 대회에 조별리그가 도입된 유로 1980 이후 무려 '44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유로 대회는 1960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는 4년 주기를 철저하게 지켜서 개최되었다. 첫 대회부터 유로 1976까지는 4개국 체제로서 4강부터 단판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이후 유로 1980에서 8개국 대회로 확장하면서 처음 조별리그가 도입되었다. 유로 1996에서 16개국으로 확장하였고 지난 유로 2016 대회부터 현재와 같은 24개국 체제로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조별리그가 도입된 유로 1980부터 유로 2012까지는 조 2위까지만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편 유로 2024 E조처럼 모든 팀의 승점이 동일한 적은 없었지만 3팀의 승점이 동일한 적이 있었다.

첫 번째는 유로 2004에서 발생했다. C조에는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불가리아가 같은 조에 배정됐다. 비록 이탈리아가 유로 2004 직전 치러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에 패하기는 하였으나 강팀 중의 강팀이었다.

특히 이탈리아는 이 대회 직후 치른 독일 월드컵 우승국일 정도의 좋은 전력을 갖춘 팀이었다. 당시에 대다수의 전문가들과 축구팬들도 이탈리아의 무난한 토너먼트 진출을 예측했다.

이변의 참사를 겪었던 이탈리아 대표팀, 이번 대회에서는 또 한 번 '성공' 쓰나 / 사진 = 연합뉴스/AFP
이변의 참사를 겪었던 이탈리아 대표팀, 이번 대회에서는 또 한 번 '성공' 쓰나 / 사진 = 연합뉴스/AFP

그러나, 모두의 예측을 빗나간 사건이 터졌다.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3팀이 모두 1승 2무를 기록했다. 동일한 승점이 된 3팀의 골득실에서 이탈리아가 가장 적은 +1점을 받았다. 결국 이탈리아가 탈락하면서 대회 최대의 이변이 됐다.

두 번째는 24개국 체제였던 지난 유로 2020에서 일어났다. 유로 2020 B조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러시아가 한 조에 배정됐다. 벨기에가 전승을 거둔 가운데 덴마크, 핀란드, 러시아가 1승 2패를 기록하며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유로 2020 대참사를 겪었던 러시아 / 사진 = 연합뉴스/AP
유로 2020 대참사를 겪었던 러시아 / 사진 = 연합뉴스/AP

그러나, 결국 웃은 팀은 덴마크 뿐 이었다. 핀란드와 러시아는 같은 1승 2패를 거두고도 와일드 카드 획득에 실패했다. 러시아의 경우 이번 대회 우크라이나처럼 조 4위로 와일드 카드에 다가가지도 못했다. 

축구를 통해 '동병상련'을 느꼈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축구팬이었을 것이다. 이들의 운명은 축구에서도 좋지 않게 엮였다. 대회 최대의 희생을 갱신한 것 우크라이나였다. 운명의 얄궂은 장난과도 같은 순간이다. 

유로 2024의 조별리그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이번 대회 초반 이변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종전에서 많은 이변들이 속출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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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판'으로 승자가 결정되는 토너먼트의 시간이 다가온다. 지는 팀은 곧장 귀국할 일만 남았다. 이번 유로 2024 토너먼트 일정은 오는 30일 오전 1시(한국시각)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이번 대회 첫 번째 16강전으로 시작된다.

문화뉴스 / 박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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