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뮤지컬 '블루레인'
믿어줘 난 아니야, 숨 쉬고 싶어 '블루레인'
주목할 만한 서사와 힘 있는 연출, 아쉬운 연계성 '블루레인'

사진=씨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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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뮤지컬 '블루레인'은 타협할 수 없는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뮤지컬 '블루레인'은 존 루키페르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존의 장남 테오는 변호사인 이복동생 루크의 변호를 받게 된다. 루크는 존의 폭력으로 인해 테오가 존을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지만, 루크는 결백을 주장한다. 엇갈리는 증언들과 의심 속에서 범인의 실체를 찾지 못하던 어느 날. 루크는 얼룩진 가정사와 진실을 직면하게 된다. "오직 인간만이 예술적으로 고약할 수 있지"

사진=씨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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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DIMF 창작 뮤지컬상과 2019년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연출상을 거머쥔 '블루레인'은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선과 악의 경계'를 친부 살해라는 패륜적인 소재를 통해 그린  이 작품은 1990년대 후반 미국의 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탄생됐다. 

살해된 '존 루키페르'의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단숨에 관객들을 '블루레인' 속으로 빨아들인다. 이윽고 하루아침에 살인자가 된 테오와 그런 테오의 결백을 믿지 못하는 루크의 갈등은 이 작품의 시작을 여는 하나의 에피소드일 뿐이다. 이 작품은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은 없어. 그러니 너는 신에게 버림받지 않았어" 존의 학대 속에서 자란 루크는 짙어지는 절망에 신의 구원을 기대하지만, 지옥 같은 일상은 반복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루크는 살해당한 아버지 존을 마주하게 된다. 마침내 존의 죽음으로 루크가 그토록 바라던 '존으로부터의 해방'이 이뤄진 듯 보이지만, 존의 죽음으로도 루크는 해방되지 못한다. 존의 환상은 루크를 찾아와 다시금 그를 절망에 빠뜨린다.

사진=씨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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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존 살인 사건으로 돌아온다. 과연 존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사건 당일로 돌아가 존과 만난 인물들을 수색하던 루크는 가정부 '엠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리곤 아주 오래전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거짓의 베일이 벗어지게 되고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너는 어떤 양에게 먹이를 주고 있니" 

학대에서 시작된 두 형제의 모습은 말 그대로 뒤죽박죽이다. 아버지의 폭행에 거부감을 드러내지만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존을 닮아있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과 욕망, 다채로운 민낯은 물론 인간의 단편적인 모습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한 '블루레인'은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철학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원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스토리는 완벽한 캐릭터들의 호흡으로 '선과 악의 경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블루레인'의 무대를 채우는 것은 오직 조명과 의자, 배우들이다. 하지만 어느 무대보다 꽉 찬 구성감은 물론이고, 단숨에 관객들의 작품 속으로 초청하는 기술 또한 뛰어나다. 무엇보다 과감하게 심플한 무대로 배경이 아닌, 인물과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씨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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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인물의 행동과 대사에만 의존해야 하는 작품이므로 '블루레인'은 배우들의 기여도가 상당한 작품이다. 특히 조여오는 긴장감과 궁금증에 관객들 또한 범인 찾기에 집중하게 되기에 배우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가 관객들에게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배우들의 앙상블과 극을 끌어가는 집중력과 에너지는 굉장했다. 하지만, 일부 배우의 대사가 객석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장면들이 여럿 발견되어 아쉬움이 잇따랐다. 또한 전체적인 작품의 연출과 서사는 좋았으나, 과연 '블루레인'이라는 제목과 전체적 서사와의 연계성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에 대한 찝찝함이 남기도 했다. 

사진=씨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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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인'은 테이, 윤형렬, 양지원, 김산호, 임강성, 임정모, 최민철, 박시원, 최수형 등이 출연하며 6월 6일까지 드림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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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리뷰] 주목할 만한 서사와 힘 있는 연출 '블루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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