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장원영 vs 가짜뉴스 유튜버 소송의 배경, 진행상황, 쟁점은? / 로라로라 제공

[문화뉴스 김혜빈 기자] 지난주 두 번째 EP 앨범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아이브 장원영과, 장원영에 대한 허위 비방 영상으로 '2억 5천'의 수익을 낸 유튜버 사이의 소송이 연일 화제다. 사건과 관련된 배경, 진행 상황, 법률 쟁점 등을 알아본다.

교통사고가 나면 렉카(wrecker)들이 몰려 오는 것에 빗대어, 인터넷에서 거짓된 이슈를 생성하여 확산하는 사람들은 '사이버 렉카'라고 한다. '사이버 렉카'들은 주로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과 관련된 거짓 정보를 생산하고, 마치 사실인 마냥 유튜브에 업로드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미디어와 정보 홍수 시대에서 정보 선별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대중들은 자극적인 썸네일과 제목만 보고 '허위'의 정보를 '사실'인 것 마냥 받아들이고 있다.

 

소송 배경은?

유튜버 '탈덕수용소'는 2021년 4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연예인과 관련된 루머를 유포했다. 아이돌 팀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멤버 위주로 자극적인 내용과 썸네일을 구성하였으며, 대부분은 허위로만 구성된 영상이었다. 특히 4세대 여자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영상을 다수 제작하였으며, 아이브와 관련된 영상은 30여개다.

그중에는 100만 뷰를 넘어선 영상도 있었으며, 동영상 조회수를 통해 억대의 유튜브 채널 수익을 취했을 걸로 추정된다. 또한 연예인에 대한 루머를 공유하는 프리미엄 채널을 만들어, 가입한 유료 회원들에게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추정했을 때, 이를 통한 수익은 2억 5천에 달한다.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은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혀온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지난 2022년 11월부터 민형사 소송과 해외에서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탈덕수용소'는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이로 인해 당사 업무를 방해하였을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줬다. 이에 당사는 형재 진행 중인 소송을 통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당하고 있다"고 밝히며 소송을 시작했다.

 

재판 진행 상황은?

사진 = '탈덕수용소' 유튜브 채널
사진 = '탈덕수용소' 유튜브 채널

지난해 7월,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탈덕수용소' 채널 운영자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및 모욕 등 혐의로 형사고소, 손해배상 민사소송했다.

올해 1월 17일 공개된 1심 판결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1억)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0. 10부터 2023. 11.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탈덕수용소'는 1심에서 "허위사실임을 몰랐다"며, "연예인에 대한 알 권리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한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을 했다.

형사소송 건은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돼 진행중으로, 현재 단계에서 사법적인 판단은 나오지 않았었다. 장원영 본인이 제기한 소송은 상대방이 응소하지 않아 의제자백(상대방이 주장한 사실을 자백한 사실로 보게 되는 것)으로 승소판결이 났다. '탈덕수용소'는 대리인을 선임하고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장을 제출하였으며,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후 장원영과 '탈덕수용소'는 민사소송 2심에서 조정절차를 밟았으나, 합의에 실패한 것이 알려졌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2-2단독 정승원 부장판사는 두 사람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의 조정기일을 열었다. 하지만 조정 절차는 약 5분 만에 끝났고,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1심 때와 같이 재판을 통해 판결받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탈덕수용소'의 범죄 수익을 통한 재산은 추징보전 되었으며 모두 2억원 상당이다. 추징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특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려 추징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동결하는 조치다.

스타쉽은 "해당 소송은 '사이버 렉카'에 대해 준엄한 법적 심판을 받기 위함이 우선적 목적이므로 합의의 여지를 두고 있지 않다"며 선처 가능성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법률 쟁점은?

사진 = 장원영 vs 가짜뉴스 유튜버 소송의 배경, 진행상황, 쟁점은? / 케라스타즈 제공

지금까지 렉카 유튜버와의 전쟁을 선포한 여러 연예인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처벌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이유는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이 미국 회사라는 점이었다.

미국은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종교를 세우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거나,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그리고 정부에 탄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 라고 명시할 만큼, 어떤 권리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나라다. 유튜버가 제작한 영상을 개인 채널에 업로드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명예훼손을 근거로 신원 정보를 요구하기란 쉽지 않다.

스타쉽과 법무법인 리우의 정경석 변호사는 '명예훼손죄'가 존재하지 않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법에 왜 탈턱수용소의 영상이 한국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설명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법원에 정보제공 명령을 신청했고, 결국 '탈덕수용소'의 신원 정보를 받아낼 수 있었다.

장원영의 사례를 통해 유튜브가 해외 사이트인 점을 이용하여 유명인과 관련된 거짓 이슈를 생산해온 '사이버 렉카'를 처벌할 방법이 드러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진행중인 명예훼손 및 모욕 등 형사소송의 판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문화뉴스 / 김혜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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