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열섬 현상으로 예년보다 더 빠르게 수도권 곳곳에서 출몰
유기물 분해하는 익충이지만, 주민들은 '불편 호소'

올해도 수도권 덮친 러브버그, 익충일까 해충일까?...출몰시기, 퇴치방법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올해도 수도권 덮친 러브버그, 익충일까 해충일까?...출몰시기, 퇴치방법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장진경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러브버그'로 불리는 곤충이 화제다.

러브버그의 정식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파리목 털파리과)다.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며, 짝짓기할 때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비행하는 모습 때문에 '러브버그'라 불린다.

한국에서 처음 다량의 신고가 들어왔던 것은 2022년 7월 초,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고양시, 서울 북서부 지역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 개체수가 폭증해 민원이 들어왔다.

붉은등우단털파리는 2020년부터 여름철에 산 인근에서 출몰했지만 2022년부터 개체수가 급증해 도심으로 내려왔다. 이들의 개체수 폭증 원인은 장마로 인한 습한 기후와 북한산 등 인근 지역 특성으로 추정된다.

이 곤충은 유충일 때 흙바닥에서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충이 되면 꽃꿀과 수액을 먹으며 수분을 매개하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

그러나 개체 수의 증가로 시민 불편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러브버그 관련 신고를 184건 접수했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전년도보다 러브버그 민원이 1,182건 증가했으며, 강서구는 2022년 2건에서 지난해 207건으로 급증했다.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2022년 4,218건에서 지난해 5,600건으로 약 27% 증가했다. 2022년에는 주로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에 집중됐던 민원이 작년에는 서울 전역에서 접수됐다.

윤 시의원은 "서울시는 러브버그가 익충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방역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자치구에 물리적 방제 위주의 방역을 지시한 게 전부"라며,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는 물리적·친환경적 방역 계획을 세워 환경을 보호하고 시민 불편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러브버그를 기존보다 더 이른 시기에 보게 되는 원인으로 높아지는 기온을 지적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도시 열섬 현상으로 예년보다 더 빠르게 러브버그를 보게 된 것"이라며, "러브버그는 유기물이나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등 생태계에 좋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다. 2022년 수도권 대량발생 문제로 이슈화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보고되지 않았으나, 최근 유전자 분석 결과 중국 남부와 대만, 오키나와에 주로 분포하는 붉은등우단털파리와 같은 종으로 확인되었다.

문화뉴스 / 장진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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